April 29, 2026Apr 29, 2026
KCNA Naenara (Kr)

쑥떡에 깃든 사연

Date: 29/04/2026 | Source: Naenara (Kr)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전호에서 계속)

병세가 씻은듯이 사라져가자 범이는 자기때문에 지금껏 애쓰며 고생해온 솔메를 위해주느라 두손을 걷고 땔나무도 해오고 하루종일 밭김도 매며 집안일에 발벗고나섰다.

그러나 솔메는 반가와할 대신 오히려 남편을 나무람하였다.

《제가 당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애쓴것은 우리 한가정을 위해서가 아니예요. 저는 어느 한순간도 아버지와 마을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원쑤를 어느때든 꼭 갚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버린적이 없어요. 바로 이러한 마음을 지니고있었기에 제가 당신을 위해 지성을 기울인것이예요.

이제 또 외적들이 쳐들어올수 있으니 당신은 집걱정은 아예 말고 마을의 장정들과 함께 달맞이산으로 들어가 무술을 익히도록 하세요.》

《솔메, 그 깊은 마음을 내 미처 헤아리지 못했구려. 사내대장부로서 솔메의 소원을 꼭 풀어주겠다는것을 맹약하우.》

범이는 가슴속에서 불뭉치같은것이 뭉클 치밀어올라 뒤말을 잇지 못하고 솔메의 두손을 꼭 그러잡았다.

그 다음날부터 범이는 마을의 장정들과 함께 산으로 들어가 말타기와 칼쓰기, 활쏘기와 창던지기 등 무술을 익히며 외적들과 맞서 싸울 준비를 갖추어나갔다.

이렇게 무술을 련마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범이는 젊은 시절의 기상이 되살아나 집채같은 바위도 단숨에 들어올렸고 산중의 호랑이도 무색할 정도로 험준한 산발들을 씽씽 타고다녔다.

쑥골마을사람들은 다시금 름름한 무사로 변모된 범이의 모습을 보고 솔메의 지극한 지성과 바위처럼 굳센 마음에 감탄을 금치 못하였다.

《예로부터 정성이 지극하면 돌우에도 꽃을 피운다고 하더니만 솔메의 지극한 정성이 쑥떡을 낳았고 그 쑥떡이 범이의 속병을 말끔히 털어냈구만.》

《그렇고말구요. 강의하고 이악한 솔메가 아니면 누가 할수 있었겠소. 범이를 다시 무사로 내세운것만 봐도 과시 솔메는 치마두른 대장감이라 할수 있네.》

마을로인들이 솔메를 칭찬하자 녀인들도 맞장구를 치며 서로들 끼여들었다.

《그럼요. 솔메야말로 우리 쑥골마을의 복덩이예요. 그는 자기 손으로 제 복을 찾았어요.》

《글쎄 범이어른이 새서방적보다 더 젊어보이고 또 름름한 무사로 되였으니 정말 시샘이 날 정도로 부럽구만.》

녀인들의 말을 듣고 조용히 웃고있던 솔메는 정색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너무 그러지들 말아요. 그 집들에서야 남편들을 먼저 싸움터로 떠밀어보내지 않았댔나요. 저도 이 쑥골에 태를 묻고 자랐으니 응당 자기 할 도리를 해야겠는데 지성이 모자라다나니 그렇게 못해서 항상 마음이 괴로웠어요. 이제는 제 남편도 떳떳하게 싸움터로 내보낼수 있게 되였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어요.》

《솔메!⋯》

마을녀인들은 솔메의 손을 서로 잡으며 그의 깨끗한 마음에 감동되여 뜨거운 눈물을 삼키였다.

얼마후 또다시 외적들이 나라의 지경을 넘어 쳐들어온다는 소식이 쑥골에 와닿자 범이는 곧 싸움에 나갈 준비를 갖추었다.

솔메는 싸움터로 떠나는 남편에게 아버지가 쓰던 장검을 내놓으며 당부하였다.

《아버지의 원쑤를 꼭 갚고야말겠다는 마음을 안고 당신에게 의탁했던 뜻을 오늘에야 성취하게 되였나이다. 제비둥지가 깨지면 알이고 새끼고 살아날수 없는것처럼 나서자란 정든 고향과 나라가 없으면 한집안의 행복도 바랄수 없지 않소이까? 집걱정은 마시고 외적들을 모조리 쳐부시고 몸성히 돌아와주소이다.》

《내 솔메의 그 부탁을 가슴에 새기고 다시는 외적들이 우리 땅을 넘보지 못하게 쫓아버리고 돌아오겠소. 잘 있소.》

범이는 솔메의 두손을 뜨겁게 잡아준 다음 준마에 올라 채찍을 날리며 싸움터로 달려나갔다.

달맞이산에서 무술을 련마한 마을장정들과 함께 범이는 외적의 무리를 맞받아나가며 장검과 창을 번개같이 휘둘렀다.

사나운 범의 기상을 하고 족쳐대는 범이앞에서 외적들은 삼대처럼 쓰러졌다.

《호랑이같은 장사가 나타났다.》

혼비백산한 외적들은 비명을 지르며 무기들을 내던지고 줄행랑을 놓았다.

《외적들을 한놈도 놓치지 말라!》

범이는 소리를 지르며 군사들과 함께 말을 달려 도망치는 적들을 무찔러 멀리 지경밖으로 쫓아버렸다.

범이에게 어찌나 혼쌀이 났던지 외적들은 쑥골마을에 범같은 장수가 났다고 벌벌 떨며 다시는 쳐들어올 생각을 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속병이 들어 약해졌던 범이를 무적의 장수로 되게 한 향기롭고 빨리 쉬지도 굳어지지도 않는 쑥떡은 눈맛도 좋고 입맛도 있으며 더우기는 위병에 특효가 있는것으로 하여 그후부터 쑥골마을사람들은 즐겨 만들어먹게 되였다.

그리하여 쑥골은 병이 없는 마을로 소문이 나게 되였으며 쑥떡을 많이 빚어먹는다고 떡섬마을이라고도 불렀다.

쑥떡은 점차 마을과 마을을 넘어 다른 지방에도 널리 퍼져나갔다.

세월이 흐르면서 쑥떡은 속병에 특효가 있어 간을 보호하고 위장치료에 좋을뿐 아니라 랭병과 부인병, 고혈압과 기관지염 등 여러가지 질병치료에 효과가 있다는것이 확증되였다.

우리 인민들은 쑥이 돋아나 자라는 봄에는 물론이고 여름, 가을이나 겨울에도 햇쑥을 잘 말리워두었다가 별식으로 쑥떡을 빚어먹는것을 하나의 풍습으로 여기게 되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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